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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공부)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대립과 가치판단

by phd.갖고싶은자 2021. 6. 9.

목차

1.     서론

-코로나 시국 내에서 종교적 가치와 공적 가치의 대립과 예시

-가치판단의 중요성

2.     본론

-가치판단 문제에 대한 미시적 접근의 당위성

-종교적 가치와 공공성 가치의 상대적 우위

-가치판단 상황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

3.     결론

-가치판단에서 자유라는 개념의 역할

-한계와 의의

서론

 올해 2월 확산되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우리들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코로나 19’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아직까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이나 한 사회를 넘어서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이끌 정도니, 코로나 19가 가진 영향력은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는 이런 코로나가 가져온 대재앙 같은 모습보다 삶의 실제적인 부분에서 코로나로 인한 문제적 상황을 발견하곤 한다. 이번 종교계와 공권력의 대립 상황이 그렇다. 코로나가 우리나라에서 크게 확산되는 과정의 중심에 사이비 종교가 있었으며, 그들이 보여준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종교단체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 인식은 부정적인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이에 따라 각 정부기관에서는 사이비 종교단체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단체들의 집단적 모임이나 예배를 제한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벌금을 물게 하는 등의 여러 공공정책들을 내세워 종교계를 압박했다[1]. 이에 맞서 종교계에서는 강제로 집회를 열고 예배를 진행하는 등 공권력과의 직접적인 마찰을 빚는 장면들도 많이 발생했다[2].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 정부기관의 이러한 정책은 오프라인 예배나 집회를 막지도 못하고 동시에 종교계의 반발로 인해 코로나에 대한방역에도 실패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꾹 누른 스프링이 튀어 오르듯이 사회적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러한 대립 상황에서 정부기관의 주장은 다소 이해하기 쉽다. ‘전염병의 확산 예방이라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명목이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단체에서는 종교의 자유’, ‘종교탄압등의 개념을 가지고 정부기관에 맞서고 있기 때문에 다소 이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헌법이 규정하는 종교의 자유는 정교의 분리가 바탕에 깔려있으며 크게 신앙의 자유와 신앙 실행의 자유가 있다. 신앙의 자유는 개인의 종교적 선택과 관련이 있는 것이고, 신앙 실행의 자유는 종교적 의식이나 포교, 집회나 결사 등과 관련이 있는 자유이다. 종교단체에서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이 신앙 실행의 자유에 대한 부분이다. 종교계의 주장은 대한민국 헌법 제 201항에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정교를 분리해 종교에 대한 정치적 개입으로부터의 자유를 보장받았기 때문에 이를 침해하는 모든 제약들은 일종의 종교탄압이라는 것이다.[3]

 세계가 혼란에 빠진 팬데믹의 상황에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사람들의 집단적 행동을 제한하려는 정부기관의 입장도,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종교적 행동에 대한 자유를 주장하는 종교계의 입장도 모두 일견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 사회 내에서 공공의 가치와 종교적 가치가 대립하고 있을 때,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것이 더 우선해야 하는지 매우 애매하기 때문이다.

본론

 한편으로 이런 상황에서 문제해결에 대한 가치판단의 접근은 미시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 사회 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서, 사회 전체적 관점이나 혹은 지도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뤘을 경우 실질적인 해결방안에 다가가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 식의 논리전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실용적인 문제해결 방법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개인의 미시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부분은 각각의 개인들이다. 이들 개개인의 신념과 사상을 토대로 사회 전체적인 가치관과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미시적인 차원을 크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합리적인 판단은 결국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도 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개인의 합리성이 사회 전체의 합리성이 되지 못한다는 반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의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고안된 민주주의 사회 시스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합리적 판단을 내릴수록 그 사회가 합리적 방향성을 획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확실하다. 결국 합리적인 개개인의 가치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인의 시점에서 문제를 다루는 사고가 문제해결의 근본에 깔려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을 기저에 두고 한 사회 내에서 종교적 가치와 공공의 가치의 우위에 대한 논의를 해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가지 명제를 우선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종교적 가치와 공공의 가치는 서로에 대한 절대적 우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상황과 다양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때로 아주 모순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성립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나는 대학교에서는 교수님의 학생이지만 내가 가르치고 있는 고등학생 아이들에게는 내가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종교적 가치와 공공의 가치 역시 이와 같다. 둘 모두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가치들 가운데 존재하는 것이므로, 어떤 상황에서는 종교적 가치가 우선적으로 놓일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공공의 가치가 우선적으로 놓일 수 있는 것이다.

 나의 경우를 들어 설명하자면, 내가 군대에서 일병으로 복무하던 때의 일이었다. 당시 무교였던 나는 종교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인원을 찾는 방송에 나는 관련이 없다 생각하고 가지 않았다. 그러나 주말 개인정비 시간을 방해 받기 싫었던 선임들은 종교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계급이 낮은 내가 끌려가서 종교행사에 강제로 참여했었다. 사실 공공적 가치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지켜졌다. 다른 선임들은 모두 개인정비를 즐겼고, 내가 다녀옴으로 인해서 나와 내 동기들 후임들에 대한 평판도 좋아졌다. 나 한 명만 제외하고 모두가 이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 종교적 가치는 철저히 무시되었다. 공공의 가치가 종교적 가치에 비해 우위에 있었으나 이 같은 상황은 올바른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오히려 종교적 가치가 더 보장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반대로 공공의 가치에 의해 종교적 가치가 훼손된 것이다.

반대의 예시를 찾아볼 수도 있다. 영화미스트에서는 괴물이 나오는 안개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한 대형마트 안으로 고립된 상황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마트 내에서는 희생을 통해 괴물을 막을 수 있다는 교리를 바탕으로 한 인물이 설파하는 종교가 유행하게 된다. 결국 이 종교를 믿는 사람들로 인해 마트 안에 있던 인물들은 분열하게 되고, 상황을 헤쳐가지 못하던 와중에 한 명의 군인이 제물로 지명되어 괴물들에게 끌려가게 된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마트의 모든 인물들은 연대하여 서로서로를 위하고 괴물들로부터 본인들을 지켜냈어야 함에도 종교적인 가치가 힘을 가져 의미 없는 희생을 치른 것이다. 비이성적인 종교의 가치가 공공의 가치를 훼손하게 된 사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결국 이와 같은 예시들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종교적 가치와 공공의 가치는 서로 상대적 우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 우리는 실존의 특수한 상황들 속에서만 이 두 가치 중 어떠한 것을 우선으로 설정해야 하는지 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상대적 우위에 대한 판단은 이제 개인의 몫이다. 상황에 맞는 올바른 가치판단을 통해 개인은 두 가지의 가치 중 어떤 것을 더 주된 가치로 볼지 정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이 가지는 삶의 다양성과 각기 다른 배경으로 인해 가치판단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며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다. 게다가 모든 개인의 생각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고, 한 개인이 믿고 있는 절대적 기준이라도 다른 개인에게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결국 가치판단의 기준점은 모호하고 올바른 가치판단을 내리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고의 동물이다. 이성적인 사고의 근간을 이뤄줄 올바른 가치판단의 방향성을 설정해준다면 개인은 특수한 상황에서 가치판단을 통해 가치우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최대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이 가치판단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대안에 여러 가지 후보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절대적 가치로 볼 수 있는 생명을 여기에 대입한다면, 공공의 가치와 종교적 가치 사이에서 더 많은 생명에 대한 보호를 표명하고 있는 공공의 가치를 우위에 설정하는 것이 표면적으로 옳은 결정일 것이다. 그러나 심층적으로 들어가 보자면, 한 명의 생명이라도 큰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중시할 것인지, 하나의 생명에 피해를 준다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생명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시할 것인지 정하는 것도 생명을 선택했을 경우 고민해야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 ‘특정 개인이 생명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가치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무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 역시 생명을 선택했을 경우 필수적이다. 생명이 가치판단의 준거점이 될 경우 이처럼 또 다른 가치판단의 시작이 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궁극적 가치로 볼 수 있는 행복을 가치판단의 방향성 설정 문제에 대입 해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종교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서 종교적 가치를 우위에 설정하는 것이 표면적으로 옳은 결정일 것이다. 그러나 또 심층적으로 들어가 보면 단기적 행복과 장기적 행복을 따져봐야 하며, 누구의 행복인가, 어떻게 이루어진 행복인가, 어떤 것을 행복으로 볼 것인가 등의 다양한 문제에 또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다. 결국 행복을 대입하더라도 역시 명확한 가치판단이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가치판단의 방향성의 중심에 이런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가치는 적합하지 않다. 너무 포괄적이며 추상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장 적합한 것은 자유일 것이다. 가치대립의 상황에서 개인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방향성의 중심에 자유에 대한 사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법률이 정하고 있는 자유의 범위 내에서 자유를 의미하며,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우선하는 자유에 대한 제한이 있는 경우를 포함하지 않는 자유이다. 다시 말해, 가치판단은 자유를 누리면서 위법적인 일이 행해지거나, 타인의 우선시 되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최대한의 자유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며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한 가치가 대립하고 갈등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결정적인 사건의 중심에 사이비 종교가 있었기 때문에 종교적인 가치와 공공적인 가치가 필연적으로 대립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의 구성원들은 각자 개별적인 가치판단을 통해 우선시 하는 가치를 정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한 사회 내에서 가치대립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러한 개개인의 가치판단이 문제해결의 근본이라는 것을 본론에서 확인하였다. 그러나 개인에게 가치판단의 문제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첨예한 가치대립의 상황에서 섣부르게 가치를 판단하거나, 맹목적으로 하나의 가치만을 우선시 하는 것은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의 합리적이고 올바른 가치판단이 문제해결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올바른 가치판단의 방향성 설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자유의 개념이다. 선후경중과 그 한계를 명확히 하는 자유의 개념을 토대로 우리는 가치판단을 통한 가치대립의 문제를 다룰 수 있다.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면서 동시에 한쪽에 대한 자유의 보장이 다른 쪽에 제한사항이 되지 않도록 하는 자유가 바로 가치판단에서 중요한 핵심이 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의 종교적 가치와 공공의 가치에 대한 대립에 적용해보자면, 전염병의 확산을 막아 국민들의 생명유지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 종교적 신앙 실행의 자유에 앞서는 자유이기 때문에 공공의 가치가 더욱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우리는 모든 가치판단의 상황을 명쾌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글을 통해 밝힌 가치판단에 대한 주장 역시 누군가에게는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가치판단에서 절대적인 정답은 없으며 모든 실재하는 상황에서 포괄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기준 역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유의 개념을 통한 가치판단의 방향성은 나름의 의의가 있다. 인간의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최대한 올바른 결과에 대한 고민을 함유하기 때문이다. 한 사회 내에서 공공의 가치와 종교의 가치가 대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개인은 이러한 관점에서 가치판단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나아가 사회 전체적으로도 더욱 바람직한 결론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인터넷 자료 :

홍용덕, [단독] 경기도, 방역지침 어긴 교회에 집회 제한 행정명령 검토」 , 한겨레』  2020-03-16, http://www.hani.co.kr/arti/area/capital/932857.html(2020-05-22 접속).

이우림, 5 연속 현장예배 강행한 사랑제일교회주민들과 실랑이도」 , 『중앙일보』 2020-04-19, https://news.joins.com/article/23757603 (2020-05-22 접속).

표제어, “종교의 자유”, NAVER 지식백과 , 출판 연도 없음,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49553&cid=46625&categoryId=46625(2020-05-22 접속).

 


[1] 홍용덕, [단독] 경기도, 방역지침 어긴 교회에 집회 제한 행정명령 검토」 , 한겨레』  2020-03-16, http://www.hani.co.kr/arti/area/capital/932857.html(2020-05-22 접속).

[2] 이우림, 5 연속 현장예배 강행한 사랑제일교회주민들과 실랑이도」 , 『중앙일보』 2020-04-19, https://news.joins.com/article/23757603 (2020-05-22 접속).

[3] 표제어, “종교의 자유”, NAVER 지식백과 , 출판 연도 없음,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49553&cid=46625&categoryId=46625(2020-05-22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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